홋카이도 징기스칸 뜻과 먹는 법 | 삿포로 양고기 향토요리 솔직 후기
홋카이도 현지인이 추천한 음식, 징기스칸
홋카이도 여행 중에 현지인한테 들은 말이 하나 있었어요. "홋카이도 왔으면 징기스칸은 먹어봐야지." 라멘도 아니고 게도 아니고 징기스칸이요. 처음엔 뭔 소린가 싶었어요. 징기스칸이면 몽골 영웅 이름 아닌가? 음식 이름이라고? 근데 삿포로 거리를 걸어보면 진짜로 징기스칸 간판이 여기저기 보여요. 라멘집만큼은 아니어도 꽤 많아요. 이 동네 사람들한테는 그냥 일상적인 음식인 거예요.
징기스칸(ジンギスカン)이란?
양고기를 특제 소스에 재우거나, 구운 뒤 소스에 찍어 먹는 홋카이도 향토요리. 가운데가 볼록하게 솟아오른 전용 철판에 구워 먹는 게 특징이에요. 고기를 가운데에 올리면 육즙과 소스가 바깥으로 흘러내리면서 주변 야채가 자연스럽게 익는 구조예요.
홋카이도 사람들한테는 꽃놀이, 캠핑, 가족 모임 때 빠지지 않는 소울푸드. 한국으로 치면 삼겹살 같은 위치라고 보면 돼요.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걱정된다면, 소스에 미리 재운 방식(사키즈케)을 추천해요. 양념이 냄새를 잡아줘서 처음 먹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어요.
사키즈케와 아토즈케, 두 가지 방식
검색해보니까 홋카이도 징기스칸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더라고요. 고기를 미리 소스에 재워서 굽는 사키즈케(漬け込み) 방식이랑, 생고기를 그냥 구워서 나중에 소스에 찍어 먹는 아토즈케(後づけ) 방식.
사키즈케 (漬け込み)
고기를 간장 베이스 소스에 미리 재워서 구움
한국 양념갈비와 비슷한 맛
양고기 냄새가 거의 안 남
처음 먹는 사람에게 추천
아토즈케 (後づけ)
생고기를 그대로 구워서 소스에 찍어 먹음
양고기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음
양고기에 익숙한 사람에게 추천
냄새에 민감하면 호불호 갈릴 수 있음
제가 간 곳은 사키즈케였어요. 한국 양념갈비처럼 간장 베이스 소스에 미리 재워진 고기가 나오는 스타일이라 한국 사람이면 익숙한 맛이에요. 아토즈케는 양고기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은 사람한테 맞다고 하는데 저는 안 먹어봐서 뭐라고 하기가 좀 그래요.
삿포로 스스키노에서 들어간 징기스칸 집
삿포로 시내에서 저녁 먹을 곳을 찾다가 들어간 징기스칸 집이었는데, 가게 이름은 솔직히 기억이 안 나요. 스스키노 근처였던 건 확실한데 간판을 사진으로 안 찍었어요. 지금 와서 후회 중. 근데 삿포로에서 징기스칸 집은 워낙 많아서, 어디를 가든 기본 이상은 하는 것 같아요. 관광지 한복판에 있는 유명 체인보다는 골목 안쪽에 있는 작은 집들이 가성비가 좋다는 말은 들었는데, 제가 직접 비교해본 건 아니라 확신은 못 하겠어요.
징기스칸 전용 불판, 한국 고기집이랑 뭐가 다를까

자리에 앉으면 이런 불판이 나와요. 한국 고기집이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자세히 보면 가운데가 살짝 볼록하게 솟아있고 방사형으로 홈이 파여있어요. 이게 징기스칸 전용 불판이에요. 처음엔 그냥 동그란 불판인 줄 알았는데 구조가 꽤 합리적이에요. 고기를 가운데 볼록한 데서 구우면 기름이랑 소스가 홈을 타고 바깥으로 흘러내리고, 그 아래 깔아놓은 야채가 그걸 흡수하면서 같이 익어요. 야채에 따로 간을 안 해도 되는 이유가 이거예요.

밥이랑 국이 같이 나왔는데, 앉자마자 좀 어색했어요. 밥이랑 국 위치가 한국이랑 반대거든요. 한국은 밥 왼쪽 국 오른쪽인데 일본은 반대. 젓가락도 가로로 놓여있고. 별거 아닌데 손이 자꾸 반대로 가더라고요. 여행 며칠째인데도 이건 적응이 안 됐어요.
처음 세팅, 양고기와 야채가 한 팀

처음 세팅이 이렇게 나와요. 불판 바깥쪽에 야채가 가득 깔려있고 가운데 볼록한 부분에 양고기가 올려져 있어요. 야채는 숙주나물이 메인이고 그 아래에 양파, 당근, 피망이 깔려있었어요. 고기는 간장 베이스 소스에 미리 재워진 상태로 나왔는데, 색깔을 보는 순간 "어? 양념갈비잖아" 싶었어요.

가까이서 보면 진짜 한국 양념갈비랑 색이 비슷해요. 간장에 과일이랑 향신료를 넣어 만든 소스라고 하는데, 한국 사람이면 한 입 먹기 전부터 대충 맛 예측이 돼요. 낯선 나라에서 먹는 음식인데 묘하게 친근한 느낌. 처음 먹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게 사키즈케 방식의 장점이에요. 다만 완전히 새로운 맛을 기대했다면 좀 의외일 수는 있어요. "이거 양념갈비 아니야?" 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예요.
양고기 부위별 차이

고기는 4가지 부위를 시켰어요. 부위마다 결이랑 색이 조금씩 다른데 솔직히 먹으면서 "이건 어디 부위지?" 이런 거 구분은 잘 못했어요. 그냥 이건 좀 질기고 이건 부드럽고 정도? 여러 부위를 한 번에 시켜서 비교하면서 먹는 재미가 있긴 한데, 양고기 처음 먹는 사람은 부위 하나만 시켜보고 괜찮으면 추가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징기스칸 먹는 법, 가운데는 비워두세요

징기스칸 먹는 법이 좀 독특해요. 야채를 불판 가장자리에 가득 깔되 가운데는 비워둬야 해요. 가운데 볼록한 부분이 온도가 가장 높아서 고기를 거기서 구워야 제대로 익어요. 처음에 몰라서 야채를 불판 전체에 깔았다가 직원분이 와서 가운데를 비워주셨어요. 좀 민망했는데 뭐 처음이니까.

불을 켜고 고기를 올리면 양념 소스랑 육즙이 서서히 바깥쪽으로 흘러내려요. 그게 숙주나물이랑 야채에 스며드는 게 눈에 보여요. 지글지글 소리도 나고 간장 타는 냄새가 올라오는데 이게 꽤 식욕을 자극해요. 고기를 먼저 건져 먹고 나중에 소스 배어든 숙주를 집어 먹으면 그게 또 별미예요. 야채가 반찬이 아니라 고기랑 한 세트인 느낌.
소스 배어든 숙주나물이 진짜 별미

먹다 보면 숙주가 점점 줄어들어요. 고기 기름이랑 소스가 배면서 숨이 죽고 볶음 상태가 되거든요. 이 상태의 숙주가 오히려 더 맛있어요. 처음에 생으로 깔려있을 때보다 소스가 배어든 다음이 훨씬 나아요. 고기만 계속 먹다가 느끼할 때 숙주 한 젓가락 집으면 짭조름하면서 입안이 리셋돼요.

불판에 소스가 자작하게 고이면서 고기랑 양파가 같이 졸아들어요. 이쯤 되면 양파에서 단맛이 올라오면서 소스 맛이 처음이랑 좀 달라져요. 더 진하고 달달해지는 느낌. 여기에 고기를 굴려서 먹으면 양념이 한 겹 더 입혀진 것 같은 맛이에요.
다 먹어갈 때쯤이 징기스칸의 완성

더 익으면 이렇게 돼요. 소스가 거의 졸아붙고 고기 표면에 캐러멜라이즈 비슷한 게 생겨요. 약간 탄 것 같기도 한데 이게 오히려 고소해요. 숙주도 거의 다 먹고 고기 몇 점이랑 양파만 남은 상태인데, 이때쯤이면 배가 꽤 차있어요.
사이드 샐러드도 의외로 좋았어요

사이드로 샐러드도 나왔어요. 방울토마토에 깨 드레싱 뿌린 단순한 건데, 기름진 고기 먹는 중간에 한두 개 집어 먹으면 입안이 개운해져요. 징기스칸 자체가 양념이 진한 편이라 이런 단순한 사이드가 의외로 잘 어울렸어요.
솔직한 감상, 맛보다 먹는 방식이 재밌었어요
전체적으로 솔직한 감상을 말하면, 맛은 기대보다 친숙했어요. "이게 양고기야?" 싶을 정도로 냄새도 거의 없었고, 맛 자체가 한국 양념갈비랑 꽤 비슷해서 거부감이 전혀 없었어요. 반대로 말하면 "엄청 새로운 경험"을 기대하면 좀 밋밋할 수도 있어요. 한국에서 못 먹어본 충격적인 맛은 아니었어요.
근데 홋카이도 징기스칸이 좋았던 건 맛보다 먹는 방식이에요. 불판 구조도 그렇고, 고기랑 야채가 같이 익어가는 과정도 그렇고, 소스가 졸아들면서 맛이 변해가는 것도 그렇고. 한국 고기집이랑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디테일이 다른 거예요. 그 차이를 경험하는 게 재밌었어요.
이런 분께 추천해요
홋카이도에서 라멘, 해산물 말고 다른 걸 먹어보고 싶은 분
양고기를 한 번도 안 먹어봤는데 도전해보고 싶은 분
한국식 고기구이랑 비슷한 방식이라 편하게 먹고 싶은 분
현지인들이 실제로 먹는 홋카이도 향토요리를 경험하고 싶은 분
이런 분께는 비추천
완전히 새로운 맛의 충격을 기대하는 분 (양념갈비랑 꽤 비슷해요)
양고기 냄새에 극도로 민감한 분 (사키즈케도 약간은 남)
옷에 냄새 배는 게 싫은 분 (고기집이라 어쩔 수 없어요)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분 (1인 3~5천엔은 해요)
양고기 냄새가 걱정된다면
사키즈케 방식 집으로 가세요. 소스에 미리 재워져 있어서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거의 안 나요. 저도 양고기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전혀 거부감 없이 먹었어요. 양고기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아토즈케 방식을 찾으면 되는데, 저는 안 먹어봐서 뭐라고 하기 좀 그렇네요.
삿포로 징기스칸, 가격과 참고할 것들
삿포로에서 징기스칸 집은 진짜 많아요. 스스키노 주변에만 수십 군데는 되는 것 같았어요. 유명한 체인도 있고 작은 로컬 집도 있는데, 어디를 가든 크게 실패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삿포로 징기스칸 참고 정보
예상 가격: 1인 기준 고기 2~3접시 + 밥 세팅 포함 약 3,000~5,000엔 (한국 돈 약 27,000~45,000원)
추천 지역: 삿포로 스스키노(すすきの) 주변에 가장 밀집
초보자 추천: 사키즈케(양념) 방식이 거부감 없이 먹기 좋음
참고: 옷에 냄새가 꽤 배니까 코트나 외투는 가게 입구에 걸어두는 게 좋아요
제가 정확히 얼마 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4,000엔 근처였던 것 같아요. 한국 돈으로 3만 5천 원 정도? 홋카이도 물가 생각하면 뭐 그 정도는 하는 것 같아요.
홋카이도 여행 일정에 저녁 한 끼 비어있으면 삿포로 징기스칸 한번 넣어보세요. 라멘이랑 해산물은 어차피 먹게 되니까, 그 사이에 한 끼 정도는 이런 거 먹어보는 것도 괜찮아요. 특히 삿포로에서의 저녁이라면 선택지로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한국 양념갈비 먹을 때랑 비슷한 맛이라는 건 각오하고 가세요. 완전히 새로운 맛의 충격을 원한다면 기대치를 좀 조절하는 게 좋아요. 그래도 먹는 방식 자체가 재밌고, 홋카이도 왔다는 느낌이 나는 경험이에요.
자주 묻는 질문
징기스칸은 양고기 냄새가 심한가요?
사키즈케(양념에 재운) 방식이면 거의 안 나요. 저도 양고기를 잘 안 먹는 편인데 전혀 거부감 없이 먹었어요. 다만 아토즈케(생고기를 구워서 소스에 찍어 먹는) 방식은 양고기 본연의 냄새가 좀 있을 수 있어서, 처음이라면 사키즈케 집을 추천해요.
삿포로 징기스칸 가격은 얼마 정도 하나요?
가게마다 다르지만 1인 기준 고기 2~3접시에 밥, 세팅 포함해서 대체로 3,000~5,000엔 정도예요. 한국 돈으로 약 27,000~45,000원 수준. 뷔페식 무한리필 집도 있는데 그쪽은 4,000엔 전후가 많아요.
징기스칸 먹으면 옷에 냄새가 많이 배나요?
네, 한국 고기집이랑 비슷하게 배요. 대부분의 징기스칸 집에서 입구 근처에 옷 걸이를 비치해두고 있어서, 코트나 외투는 거기 걸어두고 들어가는 게 좋아요. 겨울에 두꺼운 패딩 입고 가면 특히 신경 쓰세요.
삿포로 징기스칸 집은 예약이 필요한가요?
유명 맛집이 아닌 이상 예약 없이 가도 대부분 들어갈 수 있어요. 다만 주말 저녁이나 스스키노 중심가 인기 가게는 줄이 있을 수 있으니, 걱정되면 핫페퍼(HotPepper)나 구글지도에서 미리 확인하는 게 편해요.
징기스칸은 홋카이도에서만 먹을 수 있나요?
도쿄나 오사카에도 징기스칸 집이 있긴 한데, 홋카이도가 본고장이에요. 가게 수도 압도적으로 많고 가격도 홋카이도 쪽이 더 합리적인 편이에요. 홋카이도 여행 중에 먹는 게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한국에서 양고기 안 먹는 사람도 괜찮을까요?
사키즈케 방식이면 괜찮을 가능성이 높아요. 간장 양념이 진해서 양고기 특유의 맛이 많이 가려지거든요. 한국 양념갈비 먹을 수 있는 정도라면 문제없이 먹을 수 있을 거예요. 다만 개인 차이가 있으니 100%라고 말하긴 어려워요.
홋카이도에서 먹은 다른 음식이 궁금하다면
같은 홋카이도 여행에서 우연히 들어간 돈까스집 이야기도 있어요. 70년 전통의 숙성 돈까스인데, 이건 진짜 기대 이상이었어요.
홋카이도 돈까스 맛집 타마후지 후기 보러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