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刺身フルコースが1人約5,000円?韓国の町の和食店の実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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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퇴근길, 대전 동네 일식집에서 회를 먹던 날
작년 겨울, 퇴근길에 아내에게 회를 먹자고 연락했어요. 대전 집 근처에 자주 가던 동네 일식집이 있었거든요. 입맛 없는 날이면 그 집에 들러 코스 하나 시켜놓고 느긋하게 저녁을 해결하곤 했습니다. 한국 일식집은 저렴한 곳이 1인당 3만 원 선이고, 고급 오마카세 같은 데는 10만 원이 훌쩍 넘기도 하는데, 이 집은 1인당 5만 원짜리 코스를 운영했어요. 얼마 전 그 앞을 지나가니 간판이 바뀌어 있더라고요. 가게가 사라진 겁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그 가게를 소개하려는 게 아니라, 한국 동네 일식집이 보통 어떤 식으로 한 상을 차려내는지 그날 경험을 통해 보여드리려 합니다. 1인당 5만 원이면 과연 어느 정도까지 나올까, 그 궁금증을 풀어보는 글이에요.
한국 일식집 코스는 보통 이런 순서로 나옵니다
전채 — 고등어조림, 샐러드 등 가볍게 입맛을 여는 작은 접시
국물 — 황태국·미소된장국 등 따뜻한 국물 한 그릇
회무침 — 채소와 생선회를 매콤한 초장에 버무린 요리
죽 — 전복죽 등 부드러운 죽으로 입안을 정리
초밥·사시미 — 참치·광어·새우 등 메인 회와 초밥
사이드 — 고등어구이·계란찜·콘치즈 등 중간중간 제공
마무리 — 알밥·볶음밥 등 밥류로 식사를 마감
가게마다 순서나 구성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이 흐름을 따릅니다.
코스 시작, 고등어조림 한 점

자리에 앉자마자 코스가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는데, 첫 번째는 고등어조림이었어요. 고등어는 한국에서 아주 흔한 생선으로, 간장 양념에 졸여서 반찬으로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 그릇에 딱 한 점만 담겨 나왔고, 위에 깨랑 쪽파가 올라가 있었거든요. 조림 소스가 바닥에 자작하게 깔려 있어서 한 입에 넣으면 짭조름한 맛과 은은한 단맛이 동시에 돌더라고요. 생선살이 젓가락으로 건드리면 바로 부서질 정도로 부드러워서, 코스 첫 접시치고는 정갈한 시작이었습니다.
속을 풀어주는 황태국

그다음은 황태국이에요. 황태는 명태라는 생선을 겨울 바깥에 매달아 얼렸다 녹이기를 반복해서 만든 건조 생선인데, 이걸 맑은 국물에 넣고 끓이면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납니다. 미니 그릇에 나와서 양은 많지 않았지만 무랑 청양고추 조각이 떠 있어 한 모금 마시니 속이 풀리는 느낌이었어요. 아내는 국물을 한 숟갈 떠보더니 "이거 뭐야, 맛있는데?" 하면서 자기 그릇을 먼저 비웠습니다.
회무침과 전복죽, 한국 일식집의 전반부

회무침이 나왔는데 접시 위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어요. 얇게 썬 생선회를 채소와 함께 버무린 요리로, 아래쪽에 양배추와 당근이 깔리고 그 위에 생선회가 올라갑니다. 초장이라는 매콤한 식초 소스가 빨갛게 뿌려져 있고, 꼭대기에 잘게 찢은 김이 수북하게 얹혀 있었거든요. 젓가락으로 아래부터 섞어 한 입 먹으면 생선의 쫀득한 식감과 채소의 아삭함이 동시에 들어오고, 초장의 새콤매콤함이 입안을 확 깨우는 느낌이에요. 김 향이 살짝 감기면서 느끼하지 않고 상큼해서 젓가락이 멈추질 않더라고요.


가까이서 보면 초장이 생선회 위로 흘러내리면서 김 사이사이로 스며든 게 보여요. 깨가 군데군데 박혀 있어서 씹을 때 고소한 맛이 툭툭 터지고, 김 아래 반투명한 생선회가 초장에 물들어 있는 게 먹음직스러웠습니다. 섞기 전에 이 상태로 잠깐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어요.
전복죽, 아내가 코스에서 제일 좋아한 메뉴



전복죽이 나왔습니다. 전복은 한국에서 고급 해산물로 여겨지는 조개류인데, 쌀과 함께 푹 끓이면 하얗고 걸쭉한 죽이 돼요. 위에 잣이랑 깨가 살짝 올라가 있고, 전복 내장에서 나온 주황색 알갱이가 군데군데 보이더라고요. 한 숟갈 떠서 맛보면 부드럽게 목을 타고 내려가면서 은은한 바다 향이 퍼지는데, 자극 없이 고소하고 따뜻했어요. 초장 묻은 회무침 바로 뒤에 이게 나오니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내는 이날 코스 전체에서 이 전복죽이 제일 좋았다고 나중에까지 얘기했어요.
한국에서 회를 먹을 수 있는 곳, 횟집과 일식집
횟집
수조에서 살아 있는 생선을 바로 잘라 내는 '활어 회' 중심 식당입니다. 인테리어는 소박하고 분위기가 캐주얼한 편이며, 초장이나 쌈장에 마늘·상추를 곁들여 쌈으로 먹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남은 생선뼈로 끓여주는 매운탕이 식사 마무리로 나오는 경우가 많고, 산낙지·멍게 같은 한국 특유의 해산물도 함께 제공됩니다.
일식집
숙성 생선(선어)을 사용하는 일본식 코스 요리 식당입니다. 초밥·사시미·튀김·구이·죽·밥류가 순서대로 나오며, 계란찜이나 콘치즈 같은 사이드 메뉴도 코스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식 인테리어에 정갈한 플레이팅이 특징입니다.
이번 글에서 방문한 곳은 '일식집' 쪽에 해당하며, 1인당 약 5만 원 코스를 주문했습니다.
메인 등장, 초밥과 해산물이 테이블을 채우다


코스 중반을 넘기니 본격적인 메인이 깔리기 시작했어요. 흰 접시에는 초밥이, 검은 접시에는 새우·문어·멍게 같은 해산물이 소분되어 한꺼번에 나왔습니다. 1인당 5만 원짜리 대전 동네 일식집에서 이 정도 구성이 테이블을 채우니까 솔직히 좀 놀랐어요. 아내도 접시가 계속 나오는 걸 보면서 "아직 더 나와?" 하고 웃더라고요. 일본 오마카세가 한 점 한 점의 완성도에 집중하는 방식이라면, 한국 일식집은 이렇게 한 상 가득 차리는 쪽이에요. 방향이 다를 뿐이지 어느 쪽이 낫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초밥 세 가지, 참치·광어·새우

참치 초밥이에요. 붉은 살이 두툼하게 밥 위에 올라가 있었는데, 입에 넣는 순간 혀 위에서 녹더라고요.

광어 초밥은 분위기가 확 달랐어요. 연분홍빛 살이 탄력 있게 씹히면서 참치와는 정반대의 식감을 보여줬거든요. 부드럽게 녹는 맛이 아니라 쫀득하게 씹는 재미가 있는 쪽입니다.

새우 초밥은 꼬리까지 붙은 삶은 새우가 밥 위에 눌려 있었습니다. 탱글한 식감에 은은한 단맛이 도는데, 아내가 제일 먼저 손을 뻗은 초밥이기도 했어요. 외국인한테는 참치보다 새우 쪽이 접근하기 쉬운 것 같기도 하고요.
해산물 종지, 새우·멍게·문어

통통하고 반투명한 작은 새우가 몇 마리 별도 종지에 담겨 나왔는데, 따로 간이 안 되어 있어서 새우 자체의 단맛만 느껴졌습니다. 소스 없이 그냥 집어 먹는 게 오히려 낫더라고요.

멍게가 나왔어요. 멍게는 한국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로 주황색 살이 물컹한 식감인데, 바다 냄새가 꽤 강하고 뒷맛에 쓴맛도 있어서 호불호가 크게 갈립니다. 아내는 외국인이라 이런 해산물이 익숙하지 않은데, 한 점 먹더니 얼굴을 찡그리면서 나머지를 내 쪽으로 밀어버렸어요. "이건 못 먹겠다"는 표정이 너무 선명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처음 드시는 분이라면 각오하고 도전하는 게 맞을 거예요.

깻잎 위에 두툼하게 썬 문어 다리 한 점이 올려져 나왔습니다. 깻잎은 한국에서 회나 고기와 함께 쌈으로 먹는 향이 강한 잎채소인데, 문어를 깻잎 위에 올려서 같이 먹으면 향긋한 풀 냄새와 쫄깃한 문어 식감이 동시에 들어옵니다. 빨판이 선명한 게 보기엔 좀 낯설 수 있는데, 씹으면 고소한 맛이 천천히 퍼져요.
한국 사시미 메인, 참치 부위별 회와 광어

드디어 참치회 메인 상이 등장했습니다. 큰 접시 위에 빨간 살, 중뱃살, 연어 등 부위별로 두툼하게 썰린 슬라이스가 올라와 있고, 옆에는 대나무 받침에 얹힌 광어회가 별도로 놓여 있었어요. 와사비가 한쪽에 넉넉하게 쌓여 있었고, 중앙에 노란 국화꽃 장식이 꽂혀 있더라고요. 왼쪽에는 황태국이랑 계란찜 뚝배기가, 오른쪽에는 초밥 접시와 해산물 종지들이 남아 있어서 테이블이 전쟁터 수준이었습니다. 아내가 핸드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게 이 타이밍이에요. 1인당 5만 원에 이 정도 상이 차려지는 게, 한국 일식집의 가성비를 보여주는 장면이었어요.
참치 중뱃살과 대뱃살


참치 중뱃살을 집어 올리면 살결 사이로 하얀 지방이 촘촘하게 박혀 있는 게 보여요. 입에 넣으면 그 지방이 체온에 녹으면서 고소하고 풍부한 맛이 퍼지는데, 참치 부위 중에서 이게 제일 인기 있는 이유를 단번에 알겠더라고요. 아내한테 한 점 건넸더니 눈이 커지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게, 설명이 필요 없는 반응이었습니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지방층이 결을 따라 핑크빛으로 퍼지는 게 확실히 드러나요. 옆에 초생강이 놓여 있었는데, 초생강은 얇게 썬 생강을 식초에 절인 것으로 회를 여러 종류 먹을 때 사이사이에 한 조각씩 먹으면 입안이 정리되어 다음 생선의 맛을 더 선명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이건 대뱃살이에요. 참치에서 가장 기름진 부위로, 살 색이 거의 분홍색에 가깝고 흰 줄무늬가 촘촘히 박혀 있습니다. 입에 넣는 순간 씹히지도 않고 그냥 녹아버려요. 일본에서는 이 부위가 가장 비싼 축에 속하는데, 5만 원 코스에 이게 포함되어 나온다는 게 좀 놀라웠습니다. 물론 일본 고급 스시야에서 내어주는 것과 직접 비교하면 숙성도나 두께에서 차이가 있겠지만, 이 가격대에서 맛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한국 일식집의 장점인 셈이죠.
적신, 광어, 연어

참치 적신은 기름기가 적은 붉은 살 부위예요. 중뱃살이나 대뱃살에 비하면 식감이 단단하고 건조한 편인데, 와사비를 살짝 얹고 간장에 찍어 먹으면 참치 고유의 깔끔한 맛이 가장 잘 살아납니다. 지방 맛에 입이 익숙해졌을 때 이걸 먹으면 입안이 한 번 리셋되는 느낌이에요.

대나무 받침 위에 놓인 광어 사시미는 반투명한 흰 살이 특징이에요. 씹으면 쫄깃한 탄력이 느껴지면서 은은한 단맛이 올라오는데, 참치의 묵직한 맛과는 결이 다릅니다.


적신의 선명한 빨간색 옆에 와사비가 놓여 있어 색 대비가 눈에 들어왔고, 바로 옆에는 중뱃살과 연어가 나란히 놓여 있었어요. 분홍색과 주황색이 나란히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보기 좋더라고요. 아내가 이 구간에서 사진을 제일 많이 찍었습니다.

연어 사시미는 선명한 주황색에 표면이 살짝 기름기가 돌아요. 입에 넣으면 버터처럼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나는데, 아내는 참치보다 연어를 좋아해서 자기 접시에 연어만 몇 점 따로 챙기더라고요. "이건 내 거"라면서 접시를 슬쩍 자기 쪽으로 당기는 걸 보고 그냥 양보했습니다.
쌈으로 먹는 회, 한국식 사시미의 또 다른 즐거움

참치를 배추잎에 올려 쌈으로 먹어봤어요. 한국에서는 고기집에서 상추에 삼겹살 싸 먹는 문화가 있는데, 일식집에서도 이렇게 채소에 회를 얹어 한 입에 넣는 사람이 있거든요. 배추의 아삭한 식감이랑 참치의 부드러운 살이 같이 씹히니까 회만 단독으로 먹을 때랑은 확실히 다른 조합이었습니다.

광어 한 점을 젓가락으로 집어 올리면 얇게 썰려 반투명하게 살결이 비칩니다. 입에 넣으면 처음엔 쫄깃하고 씹을수록 단맛이 천천히 올라와요. 흰살 생선은 이 조용한 단맛이 좋아서 자꾸 손이 가더라고요.
한국에서 회를 먹는 방법
소스 두 가지
한국 일식집에서는 보통 두 종류의 소스가 함께 나옵니다. 하나는 간장에 와사비를 풀어 찍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초장에 찍는 방법입니다. 초장은 고추장에 식초와 설탕을 섞은 매콤달콤한 빨간 소스예요. 흰살 생선은 초장에, 참치 같은 붉은 살 생선은 간장 와사비에 먹는 사람이 많지만 정해진 규칙은 없으니 취향대로 먹으면 됩니다.
쌈으로 먹기
상추·깻잎·배추 같은 잎채소 위에 회를 올리고 마늘이나 고추를 함께 얹어 한 입에 싸 먹는 방식도 있습니다. 고기집에서 삼겹살을 쌈 싸 먹는 문화와 같은 맥락이에요. 채소의 아삭한 식감이 생선회의 부드러움과 어우러져 색다른 조합을 즐길 수 있습니다.
초생강
얇게 썬 생강을 식초에 절인 것으로, 연한 분홍색을 띱니다. 회를 여러 종류 먹을 때 사이사이에 한 조각씩 먹으면 입안이 정리되어 다음 생선의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코스 중간에 끼어드는 사이드, 이게 한국 일식집이다


회를 한창 먹고 있는데 갑자기 고등어구이가 나왔어요. 이게 한국 일식집이에요. 코스 중간중간에 따뜻한 사이드 메뉴가 불쑥 등장합니다. 껍질이 노릇하게 구워져서 갈라진 틈 사이로 하얀 살이 보이고, 젓가락으로 살을 뜯으면 기름이 살짝 흐르면서 짭조름하고 고소한 향이 났어요. 차가운 사시미를 쭉 먹다가 뜨거운 구이를 한 점 넣으니 입맛이 다시 살아나더라고요. 일본 코스에서는 이런 식으로 중간에 끼어드는 메뉴가 많지 않은데, 한국은 이 사이드가 코스의 리듬을 만들어 줍니다.
계란찜과 콘치즈

계란찜도 나왔어요. 계란을 풀어 뚝배기에 넣고 찐 요리인데, 한국에서는 이걸 숟가락으로 국물처럼 떠먹습니다. 아직 거품이 남아 있는 채로 나왔고, 위에 검은깨와 쪽파가 올려져 있었어요. 부드럽고 따뜻해서 사시미 사이에 이걸 한 숟갈 먹으면 지친 입이 좀 쉬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콘치즈까지 나왔어요. 옥수수 알갱이 위에 치즈를 얹어 오븐에 구운 건데, 뜨거운 철판 위에서 아직 부글거리고 있었습니다. 달콤한 옥수수와 짭짤한 치즈 조합이라 회와는 완전히 다른 맛인데, 한국 일식집에서는 이런 게 코스에 기본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요. 아내가 "이거 하나 더 시킬 수 있어?" 하고 물었는데, 코스 포함인지 단품인지 직원한테 물어보기가 좀 애매하더라고요. 결국 그냥 남은 걸 긁어 먹었습니다.
한국 일식집 vs 일본 일식집
일본의 오마카세나 스시야에서는 셰프가 한 점씩 정성스럽게 내어주는 방식이 일반적이고, 생선의 숙성 기술이나 개별 네타의 품질에 집중합니다. 한 점 한 점의 완성도는 일본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 이견이 없어요.
반면 한국 일식집은 코스 전체의 양과 다양성에 강점이 있습니다. 사시미·초밥뿐 아니라 전채·죽·구이·찜·치즈·밥류까지 한 코스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고, 그 모든 게 테이블 위에 가득 차는 장면은 한국 일식집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에요.
한국 일식집의 회가 일본에 비해 뒤처지는 것은 아닙니다. 방향이 다를 뿐이에요. 특히 가격 대비 전체 경험을 따지면 한국 쪽이 만족도가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가격대별 기대 구성
1인 3만 원대 — 기본 모둠회와 간단한 사이드 2~3가지. 소규모 횟집이나 동네 일식집의 점심 코스에 해당합니다.
1인 5만 원대 — 이번 글처럼 전채부터 죽, 사시미, 초밥, 사이드, 마무리 밥까지 구성이 탄탄합니다. 가성비를 중시한다면 이 가격대가 적절해요.
1인 10만 원 이상 — 고급 오마카세 수준으로, 참치 대뱃살·성게·대게 같은 프리미엄 재료가 추가되고 개별 플레이팅에 공을 들입니다.
마무리 알밥, 그리고 사라진 가게


마무리는 알밥이었어요. 돌솥에 담긴 밥 위에 주황색 날치알이 듬뿍 올려져 있고, 옆에 노란 단무지와 깨가 얹혀 있었습니다. 알밥은 생선알을 밥에 비벼 먹는 요리인데, 숟가락으로 섞으면 알이 톡톡 터지면서 짭조름한 감칠맛이 밥알 사이로 퍼져요. 아내가 "이걸 언제 다 먹어"라고 했는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 숟갈 뜨고 있더라고요. 결국 둘 다 한 그릇씩 비웠습니다.
한국 일식집에서 쓸 수 있는 간단한 한국어 표현
"코스로 할게요"
코스 메뉴를 주문하겠다는 뜻입니다.
"이인분이요"
2인분을 달라는 뜻입니다. 숫자를 바꾸면 일인분(1인분), 삼인분(3인분)도 가능합니다.
"와사비 더 주세요"
와사비를 추가로 달라는 요청입니다.
"계산이요"
계산서를 달라는 뜻입니다. 식사가 끝난 뒤 사용합니다.
대부분의 한국 일식집에서는 외국어 메뉴판이 없는 경우가 많으니, 사진이 있는 메뉴판을 가리키거나 위 표현을 활용하면 주문이 수월합니다.
계산서, 그리고 솔직한 아쉬움
계산서를 받아 보니 두 사람 합쳐서 10만 원, 1인당 5만 원이었어요. 전채부터 죽, 회무침, 사시미, 초밥, 구이, 찜, 콘치즈, 알밥까지 이 가격이면 솔직히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두 가지 있었는데, 하나는 사시미 슬라이스가 조금 더 두꺼웠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가짓수는 많은데 한 점 한 점이 살짝 얇은 느낌이 있었거든요. 또 하나는 멍게처럼 호불호가 갈리는 해산물이 코스에 포함되어 있어서, 외국인 동행자가 있다면 미리 알려주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는 돌아오는 길에 전복죽이랑 콘치즈가 제일 좋았다고 했어요. 사시미보다 사이드가 더 기억에 남는다니. 회만 먹으러 갔는데 결국 떠오르는 건 그 사이사이에 나온 따뜻한 것들이었습니다. 대전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아내가 "다음에 또 가자"고 했는데, 몇 달 뒤 그 자리에는 다른 간판이 걸려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