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브샤브 먹는법 | 육수에 고기 담그고 건져서 소스에 찍어 먹는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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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샤브샤브, 가족 모임에 이만한 메뉴가 없다
한국 음식 중에서 고기와 해물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메뉴로 샤브샤브가 있어요. 2026년 5월 어린이날, 오랜만에 친가 쪽 가족 모임이 잡혀서 할머니를 모시고 청주 서청주 쪽에 있는 샤브마니아라는 샤브샤브 무한리필 식당에 다녀왔어요.
할머니를 뵌 지가 꽤 됐는데 이번에 다 같이 밥 한번 먹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와이프는 그날 바빠서 빠지게 됐고, 아빠 엄마랑 같이 친가 쪽 식구들이 모였는데 식사 장소를 정하는 게 또 일이었어요. 할머니가 아흔이 넘으셨기 때문에 드실 수 있는 메뉴여야 하고,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제대로 먹는 느낌은 나야 했거든요. 전에 샤브올데이나 샤브향 같은 곳도 가봤었는데, 이번엔 아빠가 샤브마니아 어떠냐고 하셔서 거기로 정했어요. 예약 없이 점심시간에 갔는데 일찍 도착한 덕에 테이블이 비어 있었고, 어린이날인데도 의외로 아이 없이 어른들 위주였어요. 식사는 약 1시간 반 정도 걸렸고, 주차는 건물 지하에 했어요.
샤브마니아 외관과 매장 내부


건물 외벽 벽돌 위로 샤브마니아 간판이 딱 붙어 있는데, "육수와 소스가 정말 맛있습니다"라고 자기들이 직접 써놨어요. 보통 이런 문구가 간판에 있으면 좀 오글거리는데, 먹고 나서 보니까 틀린 말은 아니었어요. 안으로 들어가면 창가 쪽 좌석이 넓은 테이블로 세팅돼 있고, 한쪽은 등받이 있는 소파형 벤치, 반대쪽은 나무 의자예요. 테이블 가운데 인덕션이 깔려 있어서 바로 육수를 끓이는 구조인데, 가스 불판이 아니라 인덕션이라 연기나 냄새가 덜 배요. 인원이 있다 보니 테이블 두 개를 나란히 잡고 나눠 앉았어요.
샤브샤브(しゃぶしゃぶ, Shabu-shabu)란?
끓는 육수에 얇게 썬 고기·해물·야채를 살짝 담갔다 건져서 소스에 찍어 먹는 한국식 핫팟 요리예요. 이름은 일본어로 재료를 육수에 넣을 때 나는 소리("찰싹찰싹")에서 유래했어요. 한국에서는 셀프 샐러드바가 결합되어 면·야채·버섯 등을 무한리필(unlimited refill)로 즐길 수 있는 형태가 일반적이에요.
고기·해물
얇게 썬 소고기, 새우, 전복 등을 육수에 살짝 담갔다 건져 먹는다
셀프 샐러드바
면, 야채, 버섯, 어묵 등을 무한리필로 가져다 먹을 수 있다
마무리 볶음밥
고기·해물 맛이 밴 남은 육수에 밥과 달걀을 넣고 볶아 마무리한다
샤브샤브 가격과 메인 재료


샤브샤브 가격은 메뉴에 따라 다른데, 할머니 오신 자리에서 제일 싼 거 시키면 좀 그렇잖아요. 그래서 해물 소고기 샤브샤브를 골랐는데 1인 27,000원이었어요. 샤브마니아 메뉴 중 거의 제일 비싼 축이에요. 큰 그릇에 새우, 전복, 유부, 새우완자, 흰목이버섯까지 수북하게 쌓여서 나왔는데, 이게 한 그릇에 한꺼번에 담겨 나오는 거예요.
해물·소고기 세트와 월남쌈 채소



해물 재료 그릇과 함께 월남쌈 채소 세트도 나왔어요. 나무 트레이에 적양배추, 당근채, 양배추, 미역, 어린잎 새싹, 파인애플까지 색깔별로 칸칸이 담겨 있었고, 옆에 초록색 거치대에 라이스페이퍼가 꽂혀 있었어요. 라이스페이퍼는 쌀로 만든 얇은 피인데, 물에 살짝 적셔서 부드러워지면 재료를 올려 돌돌 말아 먹는 거예요. 할머니가 이걸 처음 보시고 "이게 뭐냐" 하셔서 엄마가 옆에서 하나 싸드렸어요.

소고기도 같이 나왔어요. 얇게 썬 소고기가 돌돌 말린 채로 나무 접시 위에 늘어서 있는데, 마블링이 꽤 고르게 들어가 있었어요. 샤브샤브 먹는법은 간단해요. 끓는 육수에 소고기를 한 장씩 집어서 살짝 담갔다가 색이 변하면 바로 건져서 소스에 찍어 먹으면 돼요. 너무 오래 담가두면 고기가 퍽퍽해지니까 타이밍이 중요해요.
솔직히 여기까지만 보면 1인 27,000원 치고 이게 다인가 싶을 수 있어요. 해물 한 그릇에 소고기 접시 하나, 월남쌈 채소 트레이가 전부니까요. 근데 샤브마니아는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셀프 샐러드바 — 샤브샤브 무한리필의 핵심




샤브마니아의 셀프 샐러드바는 무한리필이에요. 면이나 야채는 원하는 만큼 몇 번이고 가져다 먹을 수 있어요. 꼬치어묵, 쌀국수면, 칼국수면, 우동면, 라면사리, 만두, 떡볶이 떡, 각종 야채까지 종류가 꽤 다양했어요. 소고기나 해물 같은 메인 재료는 셀프바에 없고 주문한 것만 나오지만, 면이나 야채류는 몇 번이고 리필 가능한 구조예요. 아빠가 어묵꼬치를 한 움큼 가져오셨는데 엄마가 "그렇게 많이 가져오면 어떡해" 하시면서도 본인은 라면사리를 두 덩이나 들고 오셨어요. 이 셀프바가 있으니까 아까 27,000원이 좀 아깝다 싶었던 마음이 슬슬 풀리기 시작했어요.
셀프바 야채·버섯 상세





유부가 한 칸에 수북하게 쌓여 있고, 옆에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대파, 근대 같은 샤브 야채들이 칸마다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어요. 숙주나물, 청경채, 알배추, 케일까지 잎채소 종류만 대여섯 가지는 됐어요. 할머니는 버섯이랑 배추 위주로 드셨고, 아빠는 유부를 한가득 가져오셨는데 유부가 샤브샤브 육수를 쭉 빨아들여서 한 입 베어 물면 국물이 입안 가득 퍼져요. 다만 야채 상태가 전부 다 싱싱하진 않았어요. 숙주나물 쪽은 좀 눅눅해진 게 보였는데, 어린이날이라 손님이 몰린 탓인지 원래 그런 건지는 모르겠어요.
카레 볶음밥, 디저트 등 사이드 메뉴






샤브 재료 말고도 셀프바에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이 꽤 있었어요. 카레 볶음밥이 한쪽에 담겨 있고 샐러드용 드레싱이 서너 종류, 미니 케이크나 젤리 같은 디저트류도 조금씩 비치돼 있었어요. 엄마가 카레 볶음밥을 한 숟갈 떠오시더니 "이거 의외로 괜찮다" 하셔서 저도 가져와 봤는데 맛은 나쁘지 않았어요. 다만 이런 사이드류는 품목 수 대비 양이 적어서 타이밍 놓치면 빈 그릇만 남아 있을 수도 있어요.
샤브샤브 육수 끓이기 — 맑은 육수 선택

자리에 앉으면 인덕션 위에 넓은 냄비가 올라가 있고, 여기에 샤브샤브 육수를 부어 끓이기 시작해요. 한국 샤브샤브 식당은 보통 맑은 육수와 얼큰한 육수 중에 고를 수 있는데, 할머니가 계시니까 자극적이지 않은 맑은 쪽으로 맞췄어요. 육수가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니까 할머니가 "냄새 좋다" 하셨어요.
샤브샤브 먹는 순서
- 1 육수 끓이기 — 맑은 육수 또는 얼큰한 육수를 선택, 인덕션 위 냄비에서 끓인다
- 2 야채 먼저 — 알배추, 청경채, 버섯, 유부 등 익는 데 시간이 걸리는 야채부터 넣는다
- 3 고기·해물 — 소고기를 한 장씩 담갔다 색이 변하면 바로 건진다. 새우·전복도 추가
- 4 소스에 찍어 먹기 — 초장, 된장, 간장 소스 중 취향대로. 라이스페이퍼에 싸 먹어도 좋다
- 5 마무리 볶음밥 — 남은 육수에 밥·달걀을 넣고 볶아 마무리. 국물 양으로 죽/볶음밥 조절 가능
야채 투입 — 알배추, 청경채, 버섯부터

야채부터 넣기 시작했어요. 알배추, 청경채, 버섯, 유부를 먼저 넣으니까 냄비가 금방 수북해졌어요. 테이블 위에는 셀프바에서 가져온 숙주나물이 접시 가득 쌓여 있고, 월남쌈 채소 트레이도 반 이상 남아 있고, 소고기 접시도 손대기 전이었어요. 접시가 테이블을 빙 둘러싸고 있으니까 할머니가 "음식이 이렇게 많으면 다 못 먹겠다" 하셨어요.
콩나물은 반드시 푹 끓여야 한다

셀프바에서 가져온 콩나물을 냄비에 한가득 올렸어요. 육수 위로 콩나물이 산처럼 쌓여 있는데, 밑에는 아까 넣어둔 새우, 유부, 버섯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어요. 콩나물은 넣고 나서 바로 건져 먹으면 안 돼요. 덜 익은 콩나물은 비린내가 나서 맛이 확 떨어져요. 뚜껑 덮고 한 5분 정도 푹 끓여서 완전히 숨이 죽을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 투명하게 숨이 죽은 콩나물을 건져 먹으면 아삭하면서도 비린내 없이 국물 맛이 쫙 배어 있어서 그냥 콩나물이랑은 완전히 달랐어요.
소고기와 해물 — 육수의 맛이 바뀌는 순간


콩나물이 푹 익을 때쯤 소고기를 육수 위에 올렸어요. 얇게 썬 소고기를 펼쳐서 올리면 선홍색 고기가 콩나물이랑 알배추 위에 얹혀 있는 상태가 돼요. 붉은 고기 밑으로 하얀 콩나물, 노란 알배추, 초록 잎채소, 주황 새우완자까지 냄비 하나에 색이 전부 들어가 있었어요. 근데 소고기는 올려놓고 한 10초만 지나면 바로 색이 변하기 시작해요. 선홍색이 회갈색으로 바뀌면서 가장자리부터 오글오글 익어가는 게 보이는데, 이때 바로 건져야 부드러워요. 타이밍을 놓치면 고기가 퍽퍽해져요.
해물을 넣으면 육수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번엔 해물 차례예요. 하얀 목이버섯이랑 새우를 같이 넣었는데, 목이버섯이 육수 위에서 반투명하게 퍼지면서 꽃처럼 펼쳐졌어요. 옆으로 새우가 머리째 들어가 있고, 콩나물이랑 새우완자도 같이 보글보글 끓는 중이었어요. 해물을 넣고 나서부터 샤브샤브 육수 맛이 확 달라졌어요. 아까 야채랑 소고기만 넣었을 때는 맑기만 한 국물이었는데, 새우 머리에서 나오는 감칠맛이 육수에 풀리면서 국물 자체가 한 단계 올라간 느낌이었어요. 할머니가 국물을 한 숟갈 더 뜨시면서 "아까보다 더 시원해졌다" 하셨는데, 해물 넣기 전이랑 후가 완전히 다른 국물이었어요. 소고기만 있으면 담백하고 해물만 있으면 가벼운데, 둘이 합쳐지니까 육수에 맛이 겹겹이 쌓이는 느낌이에요.
라이스페이퍼에 싸 먹고, 소스에 찍어 먹고



건져낸 소고기랑 청경채를 접시에 올려놓고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어요. 여기서 재밌는 게 라이스페이퍼 조합이에요. 아까 나왔던 라이스페이퍼를 물에 살짝 적셔서 부드러워지면, 익힌 소고기랑 채소를 올려서 돌돌 말아 먹는 건데, 반투명한 라이스페이퍼 사이로 고기가 비쳐 보여요. 이걸 샤브샤브 소스에 찍어서 한 입 먹으면 라이스페이퍼의 쫀득한 식감에 소고기의 부드러운 맛, 새콤매콤한 소스까지 한 번에 들어와요. 할머니는 소스 없이 그냥 드시다가 한번 찍어보시라고 했더니, 그 뒤로는 계속 소스에 찍어 드셨어요.
샤브샤브 소스 3종 — 취향대로 골라 찍기

소스는 3칸짜리 종지에 세 종류가 나왔어요. 왼쪽부터 초장, 가운데는 된장 계열 소스, 오른쪽은 다진 마늘이 띄워져 있는 간장 소스인데, 셋 다 테이블에 기본 세팅돼 있어서 취향대로 골라 찍으면 돼요. 저는 소고기는 간장 소스에, 해물이랑 야채는 초장에 찍어 먹는 게 제일 잘 맞았어요. 간장 소스에 마늘이 들어가 있어서 고기 찍어 먹을 때 풍미가 확 올라왔어요.
샤브샤브 소스 3종
🔴 초장
새콤매콤한 맛. 해물이나 야채를 찍어 먹으면 느끼함 없이 깔끔하다
🟡 된장 소스
고소한 맛. 라이스페이퍼에 싸 먹을 때 궁합이 좋다
🟤 마늘 간장
다진 마늘이 들어간 간장. 소고기 찍어 먹을 때 풍미가 확 올라온다
샤브샤브 볶음밥 — 남은 육수로 만드는 마무리

셀프바 한쪽에는 샤브샤브 볶음밥 재료도 준비돼 있어요. 작은 그릇마다 밥 위에 김가루, 단무지, 야채, 달걀노른자가 올려져서 한 인분씩 세팅돼 있는데, 샤브샤브 다 먹고 남은 육수에 이걸 부어서 볶으면 마무리 볶음밥이 되는 구조예요.

볶음밥 재료를 테이블로 가져왔어요. 작은 그릇에 야채 섞인 밥이 깔려 있고, 그 위에 김가루, 단호박 한 덩이, 달걀 한 알이 통째로 올라가 있는데 랩으로 덮여 있었어요. 당근, 피망 같은 야채가 잘게 다져져서 밥에 이미 섞여 있어서, 남은 육수에 달걀 깨 넣고 같이 볶기만 하면 돼요.
볶음밥 완성 — 할머니를 위해 죽처럼


다 먹고 남은 냄비에서 국물을 버린 다음, 볶음밥 재료를 넣고 볶기 시작했어요. 밥이랑 달걀, 단호박, 김가루를 같이 넣고 섞는데, 냄비 바닥에 남아 있던 소고기 조각이랑 야채 부스러기가 밥알 사이에 섞이면서 따로 양념 안 해도 간이 맞았어요. 개인적으로는 밥알이 하나하나 살아 있는, 수분 적고 단단한 볶음밥을 좋아하는데 할머니가 드셔야 하니까 육수를 조금 남기고 좀 더 오래 저어줬어요. 국물을 많이 남기면 죽처럼 되고, 적게 남기면 볶음밥이 되는 구조인데, 할머니 드실 거니까 중간쯤 맞춘 거예요. 단호박이 으깨지면서 밥 전체에 노르스름한 색이 돌기 시작했고, 할머니가 이걸 한 숟갈 드시더니 "이건 속이 편하다" 하시면서 천천히 드셨어요. 그 한마디 듣고 나니까 제가 좋아하는 식감 포기한 보람이 있었어요.
한국 샤브샤브, 솔직한 후기
해물 소고기 샤브샤브에 셀프바 무한리필, 샤브샤브 볶음밥까지 하고 나니까 배가 진짜 터질 것 같았어요. 솔직히 1인 27,000원이라는 샤브샤브 가격만 보면 부담스러운 게 맞아요. 근데 셀프바에서 면이랑 야채를 원하는 만큼 가져다 먹을 수 있고 마지막에 볶음밥까지 해 먹으면 가성비가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아쉬웠던 점도 있었어요. 셀프바 야채 중 일부, 특히 숙주나물 쪽은 좀 눅눅했고, 디저트류 양이 적어서 타이밍 놓치면 빈 그릇만 남아 있었어요. 그래도 뷔페처럼 정신없이 먹는 것도 아니고, 코스 요리처럼 격식 차리는 것도 아니고, 냄비 하나 두고 둘러앉아서 이거 넣어봐라 저거 건져봐라 하면서 먹는 게 가족 모임 분위기에는 이만한 한국 음식이 없었어요.
다 먹고 나오면서 할머니가 "오늘 잘 먹었다, 다음에 또 오자" 하셨는데, 솔직히 그 한마디면 된 거 아닌가 싶어요. 와이프는 못 와서 아쉬웠지만, 다음엔 꼭 같이 와야겠다고 했더니 할머니가 "그래, 다음엔 며느리도 데리고 와라" 하시면서 웃으셨어요.
이번 식사 요약
| 방문일 | 2026년 5월 5일 (어린이날), 점심 |
| 식당 | 샤브마니아 (청주 서청주) |
| 메뉴 | 해물·소고기 샤브샤브 (1인 27,000원) |
| 육수 | 맑은 육수 선택 (얼큰한 육수도 선택 가능) |
| 셀프바 | 면류·야채·어묵·만두·떡볶이·디저트 무한리필 |
| 소요 시간 | 약 1시간 30분 |
| 주차 | 건물 지하 주차장 |
| 예약 | 예약 없이 방문 가능 (점심시간 웨이팅 있을 수 있음) |
한국 샤브샤브 식당은 대부분 예약 없이 가도 되고, 건물 지하나 근처에 주차장이 갖춰진 곳이 많아서 가족 단위로 방문하기 편해요. 오랜만에 좋은 식사였어요.